[오마이뉴스]이런 곳에 길고양이 먹이통, 누구십니까

이런 곳에 길고양이 먹이통, 누구십니까
마주친 들고양이, 내 맘을 울리다 

17.04.09 17:09l최종 업데이트 17.04.09 17:10l       김종용(od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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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후다닥', 무언가 튀어나가더니 조용합니다. 아... 자그맣고 귀여운 들고양이가 불안한 눈동자 놀리며 덤불 속에 숨어 나를 빤히 쳐다봅니다.

'아니, 이 덤불 속에 이렇게 조그만 고양이가 놓여있다니.'

안양 인덕원 뒤 청계지역입니다. 강남에서 오전 막콜을 타고 마친 대리운행길에 우연히 녀석과 마주치게 됐습니다. 

▲작고도 귀여운 고양이, 이런 덤불 속에서 마주치다니                                  ⓒ 김종용 


머리맡 덤불 속에서 어린 고양이가 도망 가다 말고 멈칫거리며 눈치를 봅니다. 그 귀엽고 가엾은 모습도 놀랐지만, 이 녀석이 도망가지 않고 주변에서 머뭇거리는 게 의아했습니다. 


▲누군가의 아름다운 마음, 대리기사를 울리다   ⓒ 김종용


아, 어느 분일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이. 누군가 먹이통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어제 오늘 놓인 게 아닌 거 같습니다. 어느 님이 어떤 사연이 있기에 이리도 아름다운 마음을 베푼 걸까요. 비록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자신의 정성으로 가엾은 동물을 살린다는 이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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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던 어린 길고양이가 눈치없는 대리기사 덕에 식사를 망쳤습니다. 아고, 한없이 미안합니다. 급히 빠져나오다가...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살며시 되돌아가 장면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어느 님인가의 소중한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있으리라 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밤새 잠 못 자 가물가물한 늙은 대리기사, 정신이 맑아지고 기쁜 마음입니다. 겨울철 찬바람이 오히려 내몸을 시원하게 힐링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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