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 사람 -대리기사 권익 대변…김종용 대리기사협회장> “대리업체 부당횡포에 맘고생 컸죠”

“대리운전 기사들이 이상하고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의 김종용(56·사진) 회장은 “중산층이 몰락하고 자영업자들이 연쇄 도산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제일 밑바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대리기사의 고통받는 현실은 남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대리기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 2012년에 창립됐고, 김 회장은 그 다음해인 2013년부터 협회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그가 대리기사 일을 시작한 건 2011년. 학원 사업를 하다 일본에서 헬스케어 제품 등을 들여오는 무역업을 했는데 동일본 대지진이 나면서 사업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기사들에게 부당하게 벌금을 물리는 등 업체들의 횡포가 말도 못했어요. 그래서 2011년 말 서울 강남 교보사거리에서 동료 2∼3명과 함께 한 달간 새벽집회를 했습니다. 인터넷 대리기사카페에 활동사항 등을 올리다 결국 이 일을 맡게 됐네요.” 

전업 대리기사들의 경우 이틀만 쉬고 저녁 8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한다고 치면 한달에 잘 해야 200만원, 보통 150만원을 번다고 한다. 

낮과 밤이 바뀐 데서 피로에다 취객들의 험악한 언행을 참는 데서 얻는 조그마한 대가다.

문제는 이마저도 업체들의 횡포 탓에 온전히 손에 거머쥐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대리기사 보험료가 지난해 한달 7만∼8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2만∼15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더욱이 업체마다 보험료도 따로 내야 해서 2개 업체에 등록한 기사는 보험료로만 월 30만원을 냈다.  

이 밖에도 각종 벌금과 패널티 등도 기사들에게 물려져 박봉의 대리기사들에게 힘겨움으로 다가왔다. 

협회는 언론과 시민단체, 일부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이 같은 부당 처우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얘기가 나오면서 시장 점유율을 잃어버릴까 놀란 기존 업체들이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최근 업체들은 오더 취소에 대한 벌금을 기사들에 물리지 않겠다고 협회 측에 전해왔다. 보험료 문제 역시 금감원의 개입으로 올 9월부터 대리기사가 피보험자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그동안 기사들은 업체가 내라는 대로 보험료만 냈었다. 

김 회장은 “법과 제도를 고쳐야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대리기사는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에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사회적 역할도 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출처:헤럴드경제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0812000511&md=20150812111957_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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